코딩을 한 줄도 못 짜는 19세가 4주 만에 월 반복 매출(MRR) 11,200달러를 만들어냈습니다. 솔직히 처음 이 숫자를 봤을 때 저도 "설마 실제로?"라며 의심부터 했습니다. 그런데 들여다볼수록 놀라운 건 숫자가 아니라 전략이었습니다. 검증된 시장에 AI 도구로 빠르게 진입하고, 경쟁사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빌려온 그 실행력이 저를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바이브코딩으로 SaaS를 만든다는 게 진짜 가능한가
저도 한동안 "코딩을 모르면 개발은 남 얘기"라는 프레임 안에 갇혀 있었습니다. 제대로 된 서비스를 만들려면 백엔드 개발자가 있어야 하고, 초기 자본이 수천만 원은 있어야 한다고 막연히 믿었습니다. 그런데 이 창업자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 그 믿음이 상당 부분 낡은 관념이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서 바이브코딩(Vibe Coding)이란 개발자가 코드를 직접 작성하지 않고, AI에게 원하는 기능을 말로 설명하면 AI가 코드를 생성해 주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로그인 버튼 누르면 대시보드로 이동하게 해줘"라고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AI가 그에 맞는 코드를 알아서 만들어주는 겁니다. 이 방식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툴이 러버블(Lovable)이고, 이후 더 직접적인 방법으로 OpenAI의 코덱스(Codex)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부골라의 창업자 바딤 스트리제우스는 처음에 러버블을 구독해 앱을 만들었고, 이후 중간 플랫폼 없이 코덱스를 직접 활용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걸 스스로 깨달았습니다. 이 과정이 저한테는 꽤 인상적이었는데, 단순히 AI 툴을 쓰는 데 그치지 않고 비용 구조까지 파악해서 최적화했다는 점에서 실행력이 단순한 행운이 아니었다는 게 보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비전공자는 기술적 진입장벽을 이유로 창업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진입장벽 자체가 이미 상당 부분 낮아진 시대라고 봅니다. AI 엔지니어링 에이전트를 지렛대로 삼으면, 기술이 없는 사람도 수 주 안에 상용화 가능한 SaaS를 빌딩할 수 있는 환경이 됐습니다. 물론 코드 품질의 한계나 유지보수 리스크는 별개의 문제이긴 합니다.
- 러버블(Lovable):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웹 앱을 생성해주는 AI 앱 빌더
- 코덱스(Codex): OpenAI가 제공하는 코드 생성 모델로, 직접 개발 툴로 활용 가능
- 바이브코딩: 코드를 모르는 사람도 AI와 대화하며 앱을 만드는 개발 방식
UGC 마케팅, 창의력보다 '모방력'이 먼저였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마케팅에서 "차별화"나 "독창성"이 핵심이라는 말은 워낙 많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바딤이 월 1만 달러를 넘긴 핵심 루틴은 정반대에 가까웠습니다. 경쟁사의 바이럴 영상을 찾아서 문구, 음원, 화면 전환, 훅, CTA까지 그대로 베끼되, 제품만 부골라로 교체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여기서 UGC(User Generated Content)란 브랜드가 직접 제작하지 않고 실제 사용자처럼 보이는 형식으로 만들어진 콘텐츠를 의미합니다. 광고처럼 보이지 않아서 신뢰도가 높고 소셜미디어에서 바이럴되기 쉽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 방식은 특히 인스타그램 릴스나 틱톡처럼 세로형 숏폼 플랫폼에서 효과가 입증돼 있습니다.
바딤의 루틴은 단순했습니다. 새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고, 매니챗(ManyChat)을 연결했습니다. 매니챗이란 인스타그램·페이스북 DM을 자동으로 발송해주는 자동화 마케팅 툴로, 특정 댓글이나 반응을 감지하면 미리 설정한 메시지를 자동으로 보내주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구독료는 월 15달러에 불과합니다.
이 계정에 매일 3~6회 경쟁사 포맷을 모방한 영상을 업로드한 결과, 4개월여 만에 팔로워 10,800명을 모았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한 게 아니라 이미 검증된 포맷을 빠르게 반복하는 실행력이 핵심이었던 겁니다. 저도 이 부분에서 "창의력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았던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동일 포맷의 반복 사용은 효과가 포화될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실제로 이 시장에서는 트렌드가 포화되면 다음 포맷으로 넘어가는 사이클이 빠르게 돌아갑니다. 그렇기에 매일 경쟁사 피드를 모니터링하며 새로운 바이럴 포맷을 빠르게 흡수하는 루틴이 단순해 보여도 쉽지 않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MRR 달성의 진짜 전제조건 — 검증된 시장에 올라탔는가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창업 아이디어를 고민할 때 대부분이 "아직 없는 무언가"를 찾으려 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바딤의 접근은 완전히 반대였습니다. 유튜브 쇼츠를 보다가 팟캐스트·게임·라이브 방송 클립이 반복적으로 눈에 띄자, "이미 수요가 있는 시장이구나"를 먼저 확인하고 진입을 결정한 겁니다.
이 시장에는 이미 소프트뱅크로부터 5,0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하고 1,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오퍼스클립(OpusClip)이 있었습니다(출처: TechCrunch). 캡컷, 디스크립트 등 경쟁 툴도 즐비한 상황이었습니다. "강자가 이미 있는 시장엔 늦게 들어가면 안 된다"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 사례를 보면서 오히려 반대라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강자가 있다는 건 수요가 이미 검증됐다는 뜻이고, 작은 점유율만 가져와도 충분히 유의미한 매출이 나온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MRR(Monthly Recurring Revenue)이란 매달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독 기반 매출을 의미합니다. 한 번 결제로 끝나는 수익이 아니라, 고객이 서비스를 유지하는 한 매달 쌓이는 구조입니다. SaaS 비즈니스에서 MRR이 중요한 이유는 매출의 예측 가능성이 높고, 사업 규모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부골라는 월 19.99달러부터 시작하는 유료 플랜만 운영하며, 약 400명의 유료 구독자로 11,200달러 MRR을 달성했습니다.
또 한 가지 인상적인 전략이 있었는데, 부골라 자체적으로 "숏폼 클리핑 툴 순위" 블로그 글을 작성해 자사를 1위로 올려놓는 방식입니다. 퍼스트 원리(First Principles)로 접근하면, 이건 단순한 꼼수가 아니라 검색 유입 채널을 직접 설계한 SEO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출처: Moz, SEO 개요). 여기서 퍼스트 원리(First Principles)란 기존의 통념이나 관행을 따르지 않고, 문제를 가장 근본적인 단위로 분해해 새롭게 재구성하는 사고방식을 의미합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런 시장 분석과 채널 설계의 조합이 결국 "좋은 제품이면 알아서 팔린다"는 막연한 낙관론보다 훨씬 현실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어냅니다. 기술의 유무나 초기 자본의 한계에 실행력을 위탁하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걸, 이 사례를 들여다보며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코딩을 전혀 몰라도 진짜 SaaS를 만들 수 있나요?
A. 바이브코딩 방식을 지원하는 러버블이나 코덱스 같은 AI 엔지니어링 에이전트를 활용하면 코드를 직접 작성하지 않아도 웹 앱 수준의 SaaS를 출시하는 게 가능합니다. 다만 복잡한 기능이 늘어날수록 AI 생성 코드의 한계가 드러날 수 있고, 유지보수 과정에서 기술 부채가 쌓일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코딩 없이 만든다"는 표현이 과대 포장처럼 느껴지는 분들도 있는데, 초기 MVP 수준에서는 실제로 유효한 전략이라고 봅니다.
Q. 경쟁사 영상을 그대로 베끼는 게 저작권 문제는 없나요?
A. 바딤이 모방한 것은 영상의 형식과 구조, 즉 포맷입니다. 특정 문구나 영상 소스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과는 다릅니다. 포맷 자체는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아닌 것으로 일반적으로 해석됩니다. 다만 실제 촬영 영상이나 음원을 무단으로 사용하면 명백히 문제가 되므로, 형식만 참고하고 콘텐츠는 직접 제작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입니다.
Q. 매니챗(ManyChat)은 어떻게 마케팅에 활용하나요?
A. 매니챗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서 특정 댓글을 달거나 스토리에 반응한 사람에게 자동으로 DM을 발송해주는 자동화 마케팅 툴입니다. 예를 들어 "무료 체험 원하시면 댓글에 '체험'이라고 남겨주세요"라는 게시물에 반응하면, 매니챗이 자동으로 링크를 DM으로 전달해 줍니다. 월 15달러 수준의 구독료로 이런 전환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1인 창업자에게 효율적인 선택지입니다.
Q. 부골라 같은 숏폼 클리핑 시장, 지금 들어가도 늦지 않나요?
A. 오퍼스클립처럼 수천만 달러 투자를 받은 선두 주자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이미 포화됐다"라고 보는 시각도 충분히 있습니다. 반면 부골라 사례처럼 특정 타깃 고객층(클리퍼, 에이전시 등)에 집중하거나 마케팅 채널을 차별화하면, 선두 주자의 파이를 일부 가져오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중요한 건 시장 진입 타이밍보다 얼마나 빠르게 실행하고 검증하느냐입니다.
결론
이 사례를 정리하면서 제가 가장 크게 흔들린 건 "19세"라는 나이도, "4주 만에"라는 속도도 아니었습니다. 밑바닥 코딩을 단련하고 개발 팀을 꾸려야만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다는 낡은 프레임 속에서 정작 실행을 유보하고 있었던 저 자신을 마주했기 때문입니다.
검증된 시장 수요 분석, AI 도구를 활용한 빠른 제품 출시, 그리고 자동화 마케팅 구조 구축이라는 세 단계는 복잡하지 않습니다.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실행이 유일한 변수가 됩니다. AI 시대 1인 창업자에게 가장 희소한 자원은 자본도 기술도 아닌 '실행하는 시간'이라는 점, 이 사례가 그 어떤 창업 강의보다 선명하게 보여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