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래리티 법안의 9월 통과 가능성은 현재 10%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법안 하나에 시장의 운명을 걸던 분위기가 오히려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순간부터 제가 바라보는 방향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규제 변화, 법안보다 먼저 시작됐다
클로저(Cloture) 표결이라는 절차가 있습니다. 여기서 클로저란 미국 상원에서 토론을 강제로 종결하고 본회의 표결로 넘기기 위해 필요한 60표 이상의 동의 절차를 의미합니다. 9월 15일 새벽 기준으로 이 관문을 넘으려면 민주당 표가 최소 7~10표 필요한데, 그게 확보될지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설령 클로저를 통과한다 해도 상원 본회의 공방, 수정안 처리, 최종 표결, 하원 재투표, 대통령 서명까지 남아 있어 9월 내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는 건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게 중론입니다. 제가 직접 일정을 따져봤는데, 아무리 빠르게 돌아간다 해도 남은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시장이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법안 통과 전인 지금도 변화는 조용히 진행 중입니다. SEC 위원장 포레킨스와 CFTC 위원장 마이클 셀리그가 친암호화폐 기조로 전환한 이후, 두 기관은 공동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한 16개 주요 코인을 디지털 상품(Digital Commodity)으로 분류한다고 발표했습니다(출처: SEC 공식 홈페이지). 디지털 상품이란 증권이 아닌 원자재·금과 같은 속성으로 분류되어 CFTC 관할을 받는 자산을 의미합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증권으로 묶이는 순간 발행부터 유통까지 훨씬 강한 규제가 적용되어 탈중앙화 생태계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과거에는 리플처럼 '증권 꼬리표를 뗐다'는 뉴스 하나만으로 가격이 튀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단순 호재에 시장이 반응하는 폭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규제 방향이 이미 친산업 쪽으로 기울었다는 걸 시장 참여자들도 서서히 소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디지털 상품 분류가 바꾸는 투자 기준
하위 테스트(Howey Test)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하위 테스트란 미국 대법원 판례에서 유래한 기준으로, 어떤 자산이 '투자 계약' 즉 증권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법적 잣대입니다. SEC는 오랫동안 이 기준을 근거로 대부분의 토큰을 증권으로 간주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해석이 달라졌습니다. ICO(Initial Coin Offering, 코인 최초 공개) 시점에는 투자자 기대에 의존하는 구조였으니 증권성 논란이 있었다 치더라도, 네트워크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지금 시점에서 토큰 그 자체를 증권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전환한 것입니다. 제가 직접 관련 발표문을 읽어봤는데, 표현이 꽤 단호했습니다. "현재의 운영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문구가 반복됐습니다.
이 변화가 투자 방식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컸습니다. 법적 리스크가 줄어든 코인들에 기관 자금이 들어올 근거가 생기면서, 저 역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때 예전과 다른 기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아래 세 가지를 최우선으로 살피고 있습니다.
- 프로토콜 매출: 실제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수수료·거래 기반 수익이 지속 성장하는지 확인합니다.
- 바이백(Buy-back) 및 소각 메커니즘: 토큰 바이백이란 프로젝트가 시장에서 자사 토큰을 다시 사들여 공급량을 줄이는 행위로, 주식의 자사주 매입과 유사한 개념입니다. 이 구조가 명문화된 프로젝트를 선호합니다.
- 토크노믹스(Tokenomics) 투명성: 토크노믹스란 토큰의 발행량, 유통 구조, 인센티브 설계 전반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장기 가치를 가늠하는 핵심 변수입니다.
SEC는 또 Regulatory Sandbox(규제 샌드박스) 성격의 면책 조항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규제 샌드박스란 신산업에 한시적으로 기존 규제 적용을 유예하여 실험적 사업을 허용하는 제도입니다. 프로젝트 초기에 법적 부담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 우량 프로젝트의 진입 장벽이 낮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출처: CFTC 공식 홈페이지).
알트코인 선별, 이제는 펀더멘탈 싸움이다
솔직히 말하면, 2021년 알트 시즌을 돌아보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었습니다. 당시엔 커뮤니티 밈(Meme) 하나, 유명 계정 리트윗 하나에 수십 퍼센트 가격이 움직였습니다. 그 흐름에 올라타 수익을 낸 기억도 있지만, 그게 실력이었는지 운이었는지 복기할수록 자신이 없어집니다.
지금은 분위기가 확연히 다릅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같은 테마 안에서도 실제 매출 지표가 있는 프로젝트와 그렇지 않은 프로젝트의 자금 쏠림이 극명하게 갈립니다. 특히 RWA(Real World Asset, 실물 자산 토큰화) 섹터처럼 규제 당국이 허용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는 영역에서 이 양극화가 두드러집니다. RWA란 부동산·채권·원자재 같은 현실 자산을 블록체인 토큰으로 발행해 거래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클래리티 법안이 설령 연내에 통과되지 않더라도, 이미 SEC와 CFTC가 공동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이상 법적 불확실성은 단계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흐름 속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알트코인을 고를 때 쓸 잣대는 점점 더 주식 분석과 닮아갈 것이라고 봅니다. 주관적인 내러티브보다 매출 성장률, 바이백 이력, 유통 물량 감소 추이 같은 수치가 중심이 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단기적으로는 '9월 15일 클로저 표결에서 60표를 넘겼는가, 그 득표수가 얼마인가'가 연내 통과 가능성의 바로미터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숫자보다 그 이후 SEC가 자체 가이드라인을 어떤 속도로 구체화하느냐를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법안이 없어도 당국이 움직이면 시장은 이미 반응하고 있으니까요.
자주 묻는 질문
Q. 클래리티 법안이 9월에 통과 안 되면 시장에 악재인가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9월 통과 가능성이 10%대라는 건 이미 시장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실이고, 오히려 클로저 표결 득표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연내 통과 기대감으로 긍정적 반응이 나올 수 있습니다. 법안 자체보다 SEC·CFTC의 자체 프레임워크 진행 속도가 더 중요한 변수라고 봅니다.
Q. 토큰 바이백이 주가 부양처럼 작동하나요?
A. 구조적으로는 비슷합니다. 프로젝트가 수익으로 자사 토큰을 매입·소각하면 유통 공급량이 줄어 희소성이 높아지는 원리입니다. 다만 바이백 규모와 재원이 실제 프로토콜 매출에서 나오는지 여부가 핵심인데, 그 재원이 불명확한 프로젝트는 지속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제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Q. SEC와 CFTC 중 어느 기관이 암호화폐를 주로 관할하게 되나요?
A. 현재 방향은 디지털 상품으로 분류된 주요 코인은 CFTC, 증권성이 남아 있는 토큰은 SEC가 관할하는 분담 구조로 정리되는 분위기입니다. 두 기관이 협력 프레임워크를 강화하고 있어 중복 규제 혼란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개별 토큰의 분류 기준은 여전히 케이스바이케이스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이번 규제 변화로 알트 시즌이 다시 올 수 있나요?
A. 과거처럼 모든 코인이 동반 급등하는 묻지마 알트 시즌은 재현되기 어렵다고 봅니다. 기관 자금이 들어오면 투자 선별이 훨씬 엄격해지기 때문에, 펀더멘탈이 검증된 프로젝트 중심의 '선별적 알트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더 현실적입니다. 오히려 그게 시장 체질 개선 측면에서는 더 건강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
정리하면, 클래리티 법안의 9월 통과에 과도한 의미를 붙이는 건 지금 시점에서 별로 생산적이지 않다고 봅니다. 법안은 정권이 바뀌어도 규제 안정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보험 역할을 하지만, 시장이 움직이는 실질적 연료는 이미 SEC·CFTC가 만들어가고 있는 친산업 프레임워크입니다. 제 경험상 규제 당국의 말 한마디, 가이드라인 한 줄이 법안 표결 소식보다 시장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금 제가 집중하는 건 9월 15일 클로저 표결 득표수, SEC의 면책 조항 구체화 일정, 그리고 RWA 섹터에서 기관 자금 유입이 어떤 프로젝트로 향하는지입니다. 단순히 법안 통과 여부를 기다리기보다, 이미 시작된 변화 속에서 살아남을 프로젝트를 지금부터 선별하는 것이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